관습을 거스른 선택
예정된 삶에서 벗어나다
고대 기록은 히파르키아가 부와 관습적인 혼인을 거절하고 견유학파의 검소한 철학적 삶을 선택했다고 전한다.히파르키아는 트라키아의 마로네이아 출신으로, 아리스토텔레스의 리케이온을 거쳐 견유학파로 간 메트로클레스의 누이로 전해진다. 수백 년 뒤의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는 그가 부유한 구혼자들을 거절하고 크라테스의 가난까지 함께 선택했다고 썼다. 이야기는 철학적 전기답게 극적으로 다듬어져 있어 대사를 그대로 사실로 볼 수 없다.
그래도 유복한 여성이 견유학파의 고된 삶을 소명으로 택했다는 중심 사실은 분명하다. 이 선택의 핵심은 낭만적인 사랑보다 삶의 기준을 누가 정하는가에 있다. 가족의 체면과 경제적 안전을 거절하는 선택은 자유의 선언인 동시에 실제 불편과 관계의 손실을 떠맡는 일이었다.



